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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중놀이를 보고
작성자 ○○○ 작성일 2002-08-21 조회수 2915
비가 온 후 永同川은 말끔히 빗질한 여인처럼

고요하고 정결하다

어스름 그믐밤에 어둠이 永同의 문고리를 잡는다.



1000년 동안 이곳에는 수많은 어둠이 영동을 들락거리며

슬픔과 우울과 한숨을 잉태하였다.



그믐밤 ~

그 우울한 씨앗을 받지 않기 위하여 사람들은 저마다

川(천)으로 모여든다



"아직 처녀 같아 "

70대 할아버지가 이제 막 노년으로 접어든 60대 할머니에게

걸쭉한 눈길로 농을 건다



나는 소주 3000원, 어묵 한 그릇 5000원 파라솔 탁자 위에 올려

놓고 앉아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永同川변에는 인간의 힘으로 빛을 창조했다

빛 속에 찬란히 재현되는 신라의 몸짓, 고려의 몸짓, 조선의 몸짓,

몸짓들이 윙윙거리며 천변 위에 부활 할 즈음 아직 "엄마"란 말도

익히지 못했을 하얀 옷 입은 아기가 엉덩이 덩실거리며

자랑스런 한국의 코드를 읽는다.



"덩덩 ~깅깅기~ 빼에 배에 에에~~~~"

머리에 원시의 색으로 장식한 놀이 패들이 소리와 빛으로 생명을

선포하자 어둠은 그 포효하던 발톱을 잠시 거두어 갔다.



나그네의 얼굴은 반병쯤 먹은 술로 취기가 오르고 갑자기

하늘을 올려다본다

하늘에는 외기러기가 깊은 어둠 속으로 전사처럼 날아간다.

어둠이 짙을수록 전사의 피는 뜨거운 것

화랑의 넋이여~,

부활하라 이 어두운 땅으로..

나그네는 잠시 상념에 사로잡힌다.



"나는 영동 토배기 다름없어 삼국시대에는

이곳이 신라의 땅 이였지"

노인들은 永同에 산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



"얼쑤 잘한다"

추임새가 이쪽 저쪽에서 들려왔다.

놀이 패들은 서로 한사람씩 마당 한가운데로 나와 춤을 추고

악기를 다룬다... 마치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 오 소~오오"

꽃처럼 앞에 선다

이어 놀이 패들은 너와 내가 없이 뒤섞인다.

마치 우리의 피가 뒤섞이듯, 우리의 유전자가 뒤섞이듯,

한음과 반음과 이음이 하나되듯, 나의 슬픔이 너의 슬픔이 되듯,

너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듯, 밀가루가 반죽이 되듯, 뒤섞인다.



1000년 전 화랑들의 그뭄 밤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둥실~ 둥실 두둥실,,,,~~~~~~~~0에 0에 0에 ~~~"

그들은 죽지 않았다 신라는 신라의 영혼은 낙수 하여 바다로 갔다

바다는 우리가 자동차를 타고 몇 시간이면 달려가 볼 수 있듯..

그들은 영혼의 저 깊은 곳에 모두 살아 있었다

너도 없고

나도 없는

진정한 바다..

천국~

극락~

그들을 보기 위해 영동의 후손들은 그믐 밤을 밝히고 영혼들만의 기차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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