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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죄인가?
작성자 ○○○ 작성일 2002-04-25 조회수 2941
가난이 죄인가?(깡통집 사람들..)

세상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많은 돈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권력을 가져야만 행복하게 살수 있는 것일까요?
내가 가진 돈이 넉넉하지 못하고 내게 힘이 없으면 그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에게 죄가 되는 것이 이 세상이란 말인가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이토록 힘들고 서러운 것인 줄 알았다면 아마도 세상의 빛을 보는 것을 거부했을 것입니다. 물론 어딘가 에는 밝고 살기 좋은 곳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곳은 아닙니다. 저희 가족이 살기에는 너무나 힘들고 지치는 세상입니다. 그냥 참고 또 참고 하다보면 언젠가 밝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내 자신.. 우리 가족이 불쌍하기만 하여 용기를 내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희가족은 다섯 식구입니다. 아니 지금은 단 두 식구만이 살고 있습니다.
가장의 자리를 잃은 아빠와는 함께 살지 않고 저와 막내 동생은 직장과 학교로 인해 청주에서 살고, 엄마와 둘째 동생이... 이렇게 떨어져서 살고 있습니다.
충북 영동군 심천면 기호리라는 50가구도 채 살지 않는 작은 마을 중에서도 외지고 달랑 우리 집 한 채만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집에는 엄마와 정신지체장애아인 둘째 동생, 둘이서 작은 구멍가게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말이 좋아 구멍가게이지 낡디 낡은 컨테이너박스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 기호리에 온 지도 십여 년이 되갑니다. 처음 이곳에 오게된 동기는 트럭으로 생선장사를 하며 이곳저곳 돌아다녔는데 기호리에 가게 자리가 나서 인수를 하게되었습니다. 인수를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게가 있는 자리에 도로가 생기므로 집을 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상금은커녕 내쫓겨 나는 신세가 된 것입니다. 얼마가지지도 않은 재산을 털어 가게를 인수했는데 무슨 날벼락이란 말입니까?
우여곡절 끝에 이곳저곳 돈을 빌려 마을 공터에 컨테이너박스에 방 하나 딸린 가게를 차렸습니다. 화장실도 없고, 수도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보려 했으나 도로확장으로 그곳마저 비켜나야 했습니다.
그 당시 아빠는 가장의 자리를 잃은 지 오래, 집에서 함께 생활하지 않았고 모든 일을 엄마 혼자 힘으로 해야 했습니다. 겨우 겨우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마을에서 15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땅을 얻었습니다.
정작 작은 콘테이너박스.. 쉽게 말해서 깡통집을 한 채 덩그러니 놓여있었지만 앞으로는 강이 흐르고 뒤로는 산이 있고 마음만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푸세식이지만 화장실도 있고, 상수도는 아니지만 산 속에서 흐르는 자연산 약수 졸졸 흐르는 것에 우리는 행복을 느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넉넉지 못한 새 보금자리의 행복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땅 주인이 한사람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배"씨 성을 가진 사람들 여럿이서 관리하는 종종 땅이었는데 그 중 ^배웅식^이라는 사람이 무슨 연중행사라도 되듯이 일년이면 서너 차례 횡포를 부리기 일쑤였습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도 시시때때로 시비를 걸어와서 싸우다가 제가 기절한 적도 있습니다. 이것은 아빠가 없어지고 나서부터 혼자 사는 여자. 라는 생각으로 무시하고 크게는 폭력까지 가했다는 것이 저는 분통이 터질 지경입니다.
간혹 술취한 분들의 횡포가 많았지만, 엄마는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꿋꿋히 이겨냈습니다. 밟으면 밟을수록 강해지는 잡초처럼...
하지만... 배웅식이라는 사람은 달랐습니다. 며칠 전에는 평소에 과자하나 사러 오지 않던 사람이 오더니 대문도 없는 우리 집 옆에 심어져 있는 메타소코아나무를 당장 베어버리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자기네 마을을 떠나라고 하며 욕을 해댔습니다. 그 나무가 길 한가운데 뿌리를 내린것도 아니고 집옆에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게 심어져 있는 것인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어디있습니까?
자기보다 연장자인 저희엄마에게 욕을 퍼붓고, 덤프트럭으로 이 집을 다 밀어버리겠다느니 오는 손님마다 다 죽여버리겠다느니.....여기서 말씀 들이는데 배웅식씨의 직업이 덤프트럭 운전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꺼붓하면 트럭으로 밀어 버리다는 둥 정말 글로 쓰기조차 부끄러운 험악한 말들을 하고, 폭력까지 행사했습니다.
엄마는 큰 차 소리만 나면 혹시나 배웅식씨가 오지 않았나 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노이로제가 걸려 심장에 이상징후가 보여 계속 병원에 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자식의 맘은 정말 밤마다 눈물이 나고 한때는 무서운 생각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외진곳에 동생과 사는 엄마가 밤에 무슨 봉변이라도 당하지 않을까하는..
물론 당장 경찰에 고발해야 마땅하지만 한 동네 사람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결국 아픈 가슴을 하소연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솔직히 힘없는 저희로써는 가장 큰 힘이 국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렇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한번 더 묻고 가고 싶습니다.
정녕 가난이 죄인가요? 그렇담 세상에 수많은 이들이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살아가는 것인가요? 그렇담 이 세상에서 진심으로 존재해야 할 것이 가난하고 선량한 사람들이 아니라 강한 자 앞에서는 설설 기며 약한 자의 앞에서는 큰소리 치고 서로가 가식적인 미소로 응답하는 그런 자만이 남아 있어야 한단 것입니까? 어딘가 에는 울분을 터트려야 할 것만 같은데 속에서 응어리만 남는 가난한 자는 어디로 가야 한단 말입니까?
엄마가 운영하시는 가게는 말 그대로 하루살이입니다. 하루종일 만원 어치도 못 팔때가 더 많습니다. 물건을 많이 못팔고 돈을 많이 못 버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있는 만큼 쓰고 쓰다 남으면 베풀며 사는 것이 사람에 도리인 것을 알기 때문에..
하지만 마음만은 편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살아보려고 발버둥친다는 말,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안되는 일이 있는것을 너무 일찍 깨달은 것 같습니다. 더욱이 이제 중학교 1학년인 막내 동생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 어린나이에 안좋은 기억들이 너무나 많다는것이 가슴이 아픕니다.
이렇게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고 해서 배웅식씨가 본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또한 그와 관련된 사람이 본다해서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다 답답하고, 힘들면 이런 생각까지 했겠는가 하고 한번 깊이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시한번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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